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생후 6개월에야 돌아보는 심장수술(팔로네징후) 아가 이야기(2) - 병원과 출생

갑자기 분만 신호가 올 때 어떻게 할지 정리해 본 순서도

 

소아심장질환은 아산서울병원을 먼저 가보라고들 이야기한다. 그래서 소아심장환자들은 아산병원으로 너무나 많이 몰린다. 론 나도 아산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보지 않은 것이 아니다.

 

아산병원에서 산부인과 마지막 진료는 꼬물이가 36주였을 때였다. 나는 아산병원에서 이미영교수님에게 진료를 보았는데, 36주 진료에서 원하는 분만방식에 대해 물어보셨다. 왕절개나 자연분만 모두 일정을 잡아야 한다. 자연분만의 경우 유도분만을 진행해야 하고 가족분만실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유는 NICU의 확보 때문이었다. NICU자리에 맞춰 분만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아산병원에서는 제왕절개를 진행해야 일정 조율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자연분만을 원했다. 아이가 병원에 있는 동안 면회를 계속 와야 할 텐데, 제왕절개를 해서 회복이 더디면 몸도 마음도 모두 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아산병원은 예정일 3일 전으로 유도분만 일정을 잡아두었다.

환자가 많아 36주에 태동검사만 진행하고, 원래 다니던 1-2차 병원에서 분만일까지 진료를 매주 보고 오라고 하셨다.

 

남편과 나는 아산서울병원에 NICU가 없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첫 진료를 보았던 삼성서울병원 진료도 계속 같이 보기로 결정하였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여전히 분만방식이 상관없으며,

"산모분은 현재 제왕절개 하실 이유가 없습니다."라고 하시며 나의 자연분만을 지지해 주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제왕절개를 안 해야 교수님 일이 줄어들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자연분만을 하게 되니 나는 레지던트분들께 맡겨졌다.)

 

사실 이리저리 병원을 너무 많이 다니고 같은 검사를 여러 번 해서 왔다 갔다 쉴틈이 없었지만, 꼬물이의 모습을 자주 보는 것은 너무 재미있었다. 다들 꼬물이 태동이 참 강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36주부터 삼성서울병원은 매주 검진을 봐주셨다. 아이가 언제 나올지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37주부터는 매번 내진도 해주셨다.

물론, 38주+2일(12월 31일, 2025년의 마지막날)까지 꼬물이는 어떠한 분만 신호도 주지 않았다.

 

그래서 2025년 마지막날 남편과 나는 갑자기 분만신호가 왔을 때 어떻게 할지 정하기 위해 순서도를 그려보았다.

 

그렇지만 역시 언제나 상황은 우리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아산서울병원에서 분만할 운명은 아니었나 보다. 꼬물이는 처음부터 삼성서울병원과 인연이었던 것일까.

 

(혹시나 우리가 여기저기 병원 진료를 보면, 의료진이 좋지 않게 생각하거나 다른 환자가 진료받을 기회를 줄이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많긴 했다. 하지만 어차피 NICU를 두 자리 차지하게 될게 아니기 때문에 엄마가 발품을 좀 더 많이 팔아서 응급상황에 대비하는 것 이 맞다는 생각이었다.)

 

 

 

38주+2일 아침 : 진통이 없이 이슬이 비춰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통해 분만장으로 이동. 주기적 수축이 있으나 진통이 없어 퇴원. (간호사가 "내일 다시 오실 수도 있어요."라고 하심)

38주+2일 밤 11시 : 가진통이라고 생각되어 진통을 참음

38주+3일 새벽 4시: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 아산병원 산부인과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분만이 진행 중인 것 같다며 응급실로 오라는 이야기를 함.

38주+3일 새벽 6시: 아산병원 분만장으로 가서 내진을 하니 3cm가 열려있어 NICU 확인이 필요하다고 함.

38주+3일 아침 7시: NICU가 없어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 결정. 다만, 주말이라 무통이 안될 수도 있다는 점에 동의하여야 함.

38주+3일 아침 8시: 구급차를 타고 아산병원의료진 동행하에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

38주+3일 아침 9시: 삼성서울병원 분만장에서 내진 진행. 6~7cm가 열려 있다고 함. ("아니 어떻게 참으셨죠?"라는 이야기를 들음)

 

...

여기는 다들 많이 듣는 이야기일 테니 생략. 다만, 운이 좋게도 주말임에도 무통주사를 맞을 수 있었다. 그러나 리도카인 과민이 있던 나는... 의료진을 당황시키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대학병원이라 대체 가능한 약물을 주입하여 자연 분만을 진행할 수 있었다.)

 

38주+3일 오후 5시경 꼬물이가 탄생했다.

 

꼬물의 울음소리는 굉장히 우렁찼다.

다만, 나는 아이를 바로 안아보지는 못했다.

아이의 심리적 안정보다는 의료적 안정이 더 필요했으니 참아야지 뭐.

 

아이를 낳고 한참이 지나서야, 남편이 아이와 함께 NICU로 가서 이러저러한 안내를 받고 돌아왔다. 체감상 한 1시간은 된 것 같았다. 남편이 와서 하는 말은 이랬다.

"옆에서 의료진이 하는 말은 안 들리고, 아기만 보고 있었는데 꼴뚜기 왕자처럼 생겼어."

 

자연분만을 진행하다 보면 아이의 머리가 콘헤드가 되기도 한다. 꼬물이의 생후 6개월 두상은 아주 귀엽다. 도토리처럼 둥글둥글 해졌다.

 

 

꼬물이의 둥글둥글한 머리위 솟은 머리카락